지난 해 6월에 올렸던 '창업자들이 알아야 할 점포 입지 이야기'라는 글에서
상가점포와 입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업종 구분을 소개한 적이 있다.
상가에 점포를 입점시키려 할 때,
단순하게 상권분석 자료나 매물 위주의 브리핑만 받을 것이 아니라,
상가의 입지에 적합한 업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무인 매장이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은 무인 세탁소를 비롯해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무인 카페, 무인 라면 편의점 등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요즘 화려한 조명/인테리어와 재미있는 굿즈로 무장한
무인 가챠샵이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무인 가챠샵은 인건비와 관리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에 더해,
눈에 잘 띄는 조명/인테리어와 차별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가챠'(がちゃ / ガチャ / Gacha)는 일본의 의성어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한다.
작은 기계가 작동하면서 나는 소리나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딴 것인데,
작은 상품이 담겨 있는 캡슐 뽑기 기계가 작동할 때도 가벼운 소음이 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챠'라는 말이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한다.
'가챠'의 특징은 원하는 상품을 콕 찝어서 뽑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상품이 들어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뽑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매니아들은 원하는 상품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뽑기도 하고,
원하는 상품이 있는 기계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내용 출처 : 나무위키 '가챠' 내용 요약 및 참조)
가챠 기계는 기본적으로 상품 캡슐만 채워 넣으면 되기 때문에,
자동판매기와 마찬가지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다.
운영비와 관리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무인 상점과 비교해서 분실이나 도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챠 기계는 건물의 유휴 공간에 설치되거나,
일반 점포가 들어가기 애매한 공간에 설치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지하 상가에
점포 형태로 문을 여는 무인 가챠샵이 하나 둘 보이더니,
얼마 전에는 지하철역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입구에, 크고 화려한 가챠 매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이곳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미국 수제 햄버거 브랜드가 야심 차게 매장을 열었던 곳으로,
지하철역에서의 접근성도 좋고 유동 인구도 상당히 많은 건물 1층 모퉁이 공간이다.
지금까지 무인 가챠샵이 ‘깃털’같은 고객을 잡기 위한 업종이었다면,
차별화된 상품과 가시성 그리고 접근성을 확보해서
'나무' 업종으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인 가챠샵이 과연 '나무' 업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탕후루처럼 한바탕 스쳐 지나가는 유행으로 그칠지 궁금해진다.
앞으로는 어떤 무인 매장 업종이 안정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임대차를 할 때 적극적인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볼 예정이다.